계층과 사회 단면을 응축시키는 즐거운 손길
정영진
정영진은 ‘2006년 금호미술관 영아티스트’에 선정되어 화려한 개인전을 치룬바 있다. 한눈에도 예사롭지 않았던 정영진의 작업은 작품의 행로에 궁금증이 생겼던 몇 안되는 작가 중 한명이었다.
당시, 중앙대학교 동양화과 출신들이 몰고 왔던 한국화의 새바람 물결에서 조차도, 그녀의 비판적 너스레는 내 구미를 끌어당기기에 넘치고도 남았다. 또한, 당시 유행했던(물론 지금도 진행중인) 팝아트화 된 한국화의 조류에 합류하지도 않았다. 권력과 욕망에 관해 이야기하고자했던 것이 다만 지필묵의 정서를 통해서였고, 그 응축의 대상이 대중미디어들의 찰나에서 야기된 현장이란 점, 그걸 두고 굳이 당시 조류와 묶어낸다면 좀 억울한 면이 있을 것이다.
계층과 사회적 권력의 단면을 응축하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정영진의 작업은, 그 모든 정치, 사회적 폭령성이 지닌 위험성을, 선비적 태도에 싫어낸다는 점에서 비슷한 논리의 여타작업들과 차별화된다. 풍자에서 태동된 목소리가 자신의 생활과의 관계로 진입하면서, 소위 사회운동의 거칠었던 태도의 정반대에서 힘을 얻었던 것이다.
TV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의 오바 액션과 디룩디룩 살찐 복부인의 눈코입에선 참,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게 요상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건, 산수화나 정적인 도시풍경을 담아낼 것 같은 준법과 점법, 그 여과 없는 묘파로부터 생기는 생경함 같은 것이다.
욕망에 관한 인간의 단편들을 객관적인 상징으로 드러내는 일은 미술작품의 가장 충실했던 의무와 권리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정서적 유대를 이끌어내는 기량은 작가마다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런 유화된 목소리가 정영진의 작품이 가진 권력이라면, 얼마든지 오케이다.
(주)샘표식품의 공장미술관인 샘표스페이스 큐레이터 재직 / 닷라인TV기획,제작
2009ATU,2010ATU 기획 및 감독(KT&G상상마당,아트하우스모모) / 굿모닝신한증권갤러리 개관전
외 다수의 큐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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