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의 퇴행을 통한 새로운 리얼리티,권아람 권아람_공진화 Coevolution_단채널 비디오, HDV_00:02:40_2009 권아람의 미디어아트는 이미지와 시간을 자르고 재배열하는 영상 어법을 사용하는데, 주로 디지털 스캐닝을 통해 대상을 복제, 왜곡시킴으로써 순차적 시간을 비웃는 맥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는 공간과 대상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뿐 아니라, 정형화된 서사를 혼란시키게 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전위적 화면이 작가의 혹독한 노동의 산물이라는 것인데, 디지털 테크닉을 구사하는 영역에서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테크놀러지의 영향력 아래 창작에 있어 노동의 위상과 의미가 하락되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권아람의 미디어아트에서 수반된 지독하고 지루한 ‘노동’은 유쾌한 반전이다. 작가와..